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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39% 임금체불 겪어…76% “포기하거나 참고 기다린다”

신문고 / 2013.04.08 / 공개글

원문: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570090.html


39% 임금체불 겪어…76% “포기하거나 참고 기다린다”

등록 : 2013.01.17 08:29수정 : 2013.01.17 08:29



1인 평균 778만4천원 체불 당해
“일 계속하려고 피해 입어도 쉬쉬”
촬영·조명 등 기술쪽 저임금 심각

<한겨레>가 입수한 ‘2012년 영화 스태프 근로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 554명 가운데 임금 체불을 겪은 사람은 39.4%(218명)에 이르렀다. 영화 스태프 10명 가운데 4명꼴로 제때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이다.


임금 체불의 이유로는 “경영상의 불가피한 이유”를 꼽은 사람이 49.5%로 가장 많았다. “지급계약 회사의 파산”을 꼽은 8.7%를 더하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8.2%가 영화 제작사의 경제적인 이유로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고의적 미지급”이었다는 대답도 19.1%였다.


제때 임금을 못 받았다고 응답한 218명의 전체 체불액은 16억9690만원으로, 1인당 평균 778만4000원이었다.


임금 체불은 부당노동행위인데도 스태프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받기를 포기한다”와 “피해를 감수하면서 기다린다”는 응답자가 각각 38.1%를 차지해 모두 76.2%가 아무런 대처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영화산업노조가 운영하는 영화산업고충처리신고센터인) ‘영화인 신문고’에 신고한다”는 대답이 8.8%, “노동부 진정 및 민사소송 등 법적인 대응책을 찾는다”는 응답은 9.4%에 그쳤다.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조 조직국장은 “영화판이 좁은 탓에 ‘영화인 신문고’에 고발하거나 하면 제작사들 사이에서 소문이 난다. 그렇게 되면 영화 일을 하기 힘들어진다는 인식이 있어서 스태프들이 부당한 피해를 봐도 신고를 꺼린다”고 말했다.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분야별로 양극화가 빚어지고 있다. 컴퓨터그래픽(CG)·디지털 색보정(DI) 종사자들이 연평균 2274만원을 벌어 소득이 가장 많았고, 현상(2250만원), 특수효과(2225만원), 편집(2200만원) 종사자가 뒤를 이었다.


소득이 가장 적은 분야는 연출 분야로 평균임금이 연 554만원이었다. 시나리오(694만원), 스틸·메이킹(700만원), 미술(968만원), 제작(997만원), 사운드믹싱(1150만원), 촬영(1253만원), 조명(1422만원) 등도 열악한 임금 수준을 보였다.


특히 사운드·미술·조명·촬영 등 기술 분야는 기존 인력이 적은데다 임금이 낮다 보니 새로 뛰어드는 사람도 적어 현장에서 스태프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한다. 홍 조직국장은 “연출·제작 분야는 나중에 영화감독이나 프로듀서가 될 수 있다는 핑크빛 미래를 열어두고 낮은 임금을 감수하며 새롭게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지만, 다른 분야에선 신규 인력 확보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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